어느 왕에게는 아름다운 정원이 있었고, 그 정원 한가운데에는 황금 사과가 열리는 나무가 있었습니다. 그 사과들은 항상 수를 세어두었는데, 막 익기 시작할 무렵이면 밤마다 한 개씩 사라지는 것이었습니다. 왕은 이에 크게 화가 나 정원사에게 나무 밑에서 밤새 지키도록 명령을 했습니다.
정원사는 자신의 맏아들을 보냈지만, 자정쯤 잠이 들어버렸고, 아침이 되자 또 하나의 사과가 사라져 있었습니다. 둘째 아들도 마찬가지였고, 그 역시 자정에 잠이 들어 또 다른 사과가 없어졌습니다.
그제야 셋째 아들이 자신이 지키겠다고 나섰습니다. 정원사는 걱정되었지만 결국 허락했고, 셋째 아들은 나무 아래에서 잠복했습니다. 자정이 되자 공기 속에서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들렸고, 순금으로 된 새 한 마리가 날아와 사과를 쪼기 시작했습니다. 셋째 아들은 화살을 쐈으나 새는 다치지 않았고, 단지 황금 깃털 하나를 떨어뜨리고 날아가 버렸습니다....
그림 형제 (Jacob Grimm & Wilhelm Grimm)
그림 형제는 독일의 언어학자이자 문헌학자이며, 세계적으로 유명한 동화 작가입니다. 형 야코프 그림(Jacob Grimm, 1785~1863)과 동생 빌헬름 그림(Wilhelm Grimm, 1786~1859)은 독일 하나우(Hanau)에서 태어나 마르부르크 대학교에서 법학을 공부한 후, 독일 문학과 언어, 전통 민속 문화에 깊은 관심을 갖고 연구에 몰두했습니다.
이들은 독일 전역을 돌아다니며 구전되던 민간 설화와 전래동화를 수집하고 체계적으로 정리하여, 1812년 첫 번째 동화집 『어린이와 가정의 동화(Kinder- und Hausmärchen)』를 출간했습니다. 이 책은 이후 '그림 동화'라는 이름으로 널리 알려지며 세계적인 고전이 되었습니다.
『백설공주』, 『헨젤과 그레텔』, 『신데렐라』, 『빨간 두건』 등 많은 유명한 동화들이 이들의 수집과 편집을 통해 대중화되었으며, 이야기 속에는 도덕적 교훈과 삶의 지혜가 담겨 있습니다. 그림 형제는 단순한 이야기꾼이 아니라, 독일 문화유산을 보존하고 계승한 민속학자이자 문학적 전통을 수립한 학자였습니다.
그림 형제의 동화는 시대를 초월해 어린이부터 어른까지 감동을 주며, 오늘날에도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고 있습니다.